날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메타데이터를 확인하니 2010년 2월 8일이다. 설정이 잘못되어 있지 않다면 그날이 맞을 것이다. 달력을 찾아보니 월요일이다. 오후 2시 반경에 찍은 사진이다. 이곳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다행히 사진을 저장하면서 '사하공단 골목'으로 적었다는 것이 전부다.
장소로 모르고, 시간도 모르지만 짠한 마음은 잊을 수가 없다. 아마 차를 타고 어디론가 천천히 가고 있었을 것이다. 고양이가 사료도 아닌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짠해 창문을 내리고 딱 세장을 찍었다. 어떻게 도와줄 방법도 없었다. 그냥 고양이를 바라만 봤다. 검은 고양이는 그래도 가만히 있었지만 노란 호랑이는 냅다 도망친다. 하지만 멀리 가지 않고 다시 돌아왔다. 안쓰러운 마음이지만 그들에게는 불편했을 생각에 곧바로 출발했다.
길 고양이의 수명이 평균 2-3년뿐인 것은 최악의 환경 뿐이 아니다. 음식을 그렇고, 지나는 차들과 오토바이에 로드킬을 당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에 수명이 짧은 것이다.
고양이는 참으로 묘한다. 야생에서 집고양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야생생을 잃지 않고 살아가니 말이다. 야생동물과 가축? 사이에서 공존하는 묘한 동물이다. 고고학들이 고양이 화석을 발견해 연구할 결과 그들의 먹이는 사람들의 곡물을 훔쳐 먹는 설치류 즉 쥐라는 것이 밝혀졌다. 벌써 3000년이 넘은 고양이들인데도 그때도 고양이들은 사람 곁에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처음부터 사람 곁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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